김부장 AI 장면 3분, 배우도 촬영도 없었다
3줄 요약 — 넷플릭스 비영어 부문 1위 드라마 '김부장'의 회상 3분은 촬영 없이 AI로 통째 생성됐습니다. 제작사는 60% 이상 절감을 말하지만 근거는 비공개, 국내 배우 단체의 공식 반응은 아직 없습니다. 자막 고지가 있었는데도 시청자가 눈치채지 못한다면, 표시 의무는 무엇을 지키는 걸까요.
김부장 AI 장면 이야기는 고백에서 시작해야겠다. 1·2회에 나뉘어 나온 그 회상 3분이 통째로 만들어진 화면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방송 시작과 함께 "제작 과정 일부에 AI 기반 기술이 활용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이 분명 지나갔다. 그런데 폭파와 설원 추격전이 이어지는 동안 그 사실은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제작 발표 기사를 읽고 나서야 해당 구간을 되감아 다시 봤다. 이 글은 그 두 번째 시청에서 출발한다.
배우도 카메라도 없던 3분
사실관계부터 좁혀 보자.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주인공(소지섭)의 과거 회상 약 3분을 전부 생성형 AI로 만들었다. 건물 폭파, 설원 차량 추격, 총격전, 수중 장면, 인물 클로즈업까지 실제 촬영분은 한 컷도 없다. 제작을 맡은 모피어스 스튜디오가 지난 9일 공식 발표한 내용이다(전자신문 보도).
사용된 도구는 자체 플랫폼 '에이크론'이다. 상용 AI 모델 150개 이상을 노드 방식으로 조합해 이미지·영상·사운드를 한 파이프라인에서 처리한다. 제작사와 관련 보도 기준으로, 국내 상업 드라마에서 수분 길이의 시퀀스 전체를 생성형 AI로 만든 첫 사례다.
숫자도 나왔다. 홍성창 스튜디오S 대표는 미디어데이에서 "긴 분량의 신을 AI로 만들어 60% 이상 제작비를 절감했다"고 밝혔다(헤럴드경제 보도). 다만 이 수치는 제작사 자체 발표이고, 절대 금액과 산정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참고용 수치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흥행 수치는 확인된다. '김부장' 6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2.3%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에서는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넷플릭스 투둠 집계, 7월 2주차).
디에이징도 딥페이크도 아니다
기존의 디에이징이나 얼굴 합성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배우 얼굴을 만지는 기술은 이전에도 있었다. 영화 '아이리시맨'의 디에이징은 배우가 실제로 연기한 화면 위에 젊은 얼굴을 입혔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은 아역 배우가 연기하고, 그 위에 손석구의 어린 시절 얼굴을 AI로 학습해 합성했다.
두 경우 모두 바탕에는 사람의 연기가 있었다. '김부장'의 3분은 다르다. 연기도, 카메라도, 촬영 현장도 없이 화면이 통째로 생성됐다. 디에이징, 얼굴 합성, 풀 생성으로 이어지는 3단 흐름에서, 국내 상업 드라마 보도 사례 기준으로는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논쟁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디까지가 배우의 연기인가"라는 질문의 성격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왜 지금인가 — 제작비의 벽
배경에는 급등한 제작비가 있다. 일부 제작사 관계자들은 주연 배우가 회당 수억 원대 출연료를 요구하는 사례를 업계 문제로 지적해 왔다. 디즈니+ '북극성'은 총제작비 약 700억 원 규모로 보도됐다. 폭파, 수중, 해외 로케이션처럼 비용이 큰 장면은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계산대에 오른다.
넷플릭스도 같은 계산을 이미 마쳤다. 2025년 아르헨티나 시리즈 '엘 에테르나우타'의 건물 붕괴 장면을 생성형 AI로 만들었다. 당시 테드 서랜도스 대표는 "기존 방식보다 10배 빠르게 완성됐다"고 말했다. 플랫폼과 제작사 입장에서 생성형 AI는 이제 제작비 계산에 실제로 들어오는 변수가 됐다. 생성형 AI가 산업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큰 그림은 'AI 슈퍼사이클' 시리즈에서도 다뤘다.
반발의 논리, 그리고 한국의 온도차
반대편 목소리는 할리우드가 먼저 냈다. 2023년 미국 배우조합 SAG-AFTRA는 118일 파업 끝에 디지털 복제물 사용 시 배우의 사전 동의와 보상을 요구하는 보호조항을 확보했다. 2025년 9월에는 AI 캐릭터 '틸리 노우드'가 공개되자 "그것은 배우가 아니다"라며 도둑질한 연기가 배우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성명을 냈다. 그리고 올해 7월, 틸리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영화 '미스얼라인드'의 개발이 발표됐다.
흥미로운 쪽은 한국이다. 이 글을 쓴 2026년 7월 16일 공개 검색 범위에서는, '김부장'을 직접 지목한 국내 배우 단체의 공식 성명을 찾지 못했다. 다만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배우의 얼굴·음성·제스처를 사전 등록해 무단 AI 합성을 차단하는 '디지털 DNA'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직적 목소리가 확인되는 곳은 성우 업계로, 한국성우협회는 AI 더빙 확산에 따른 일자리 위협을 공개적으로 말해 왔다. 국내 배우 단체가 이 사례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자막은 있었다, 그런데 왜 몰랐나
관련 법도 올해부터 시행됐다.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AI기본법은 생성형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결과물 표시 의무를 부과했다. 다만 정부 안내상, 외부 AI 도구로 콘텐츠를 만든 방송사는 일반적으로 '이용자'에 해당해 표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위반이 있어도 시정명령 등 절차를 거치고, 현재는 최소 1년의 계도기간이 운영 중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래서 '김부장'의 고지 자막은 법적 의무 이행이라기보다, 제작진이 시청자 투명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넣은 표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런데 직접 겪은 일이 말해주는 게 있다. '김부장'은 자막으로 고지했고, 나는 그 자막을 봤고, 그래도 몰랐다. 고지가 '존재하는 것'과 시청자가 '인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되감아 다시 본 뒤에야 수중 장면의 물 표현과 일부 클로즈업에서 미세한 이질감이 잡혔다. 몰입한 상태의 눈은 자막을 읽지 않는다. 의무든 자율이든, '표시의 실효성' 논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핵심 정리
| 무슨 일 | 한국 드라마 최초, 회상 3분 전체를 촬영 없이 AI 생성 [확정] |
| 도구 | 에이크론 — AI 모델 150개 이상 노드 파이프라인 [확정] |
| 절감 효과 | "60% 이상" — 제작사 자체 발표, 산정 근거 비공개 [추정] |
| 법 제도 | AI기본법 시행 — 표시 의무는 AI사업자 대상, 방송사 자막은 자발적 고지로 해석 [확정] |
| 국내 반응 | '김부장'을 직접 지목한 배우 단체 성명은 공개 검색에서 미확인 (2026.7.16) [확인 범위 제한] |
자주 묻는 질문
Q. '김부장' AI 장면은 몇 회에 나오나요?
1회와 2회에 나뉘어 방영된 주인공의 과거 회상 약 3분 구간입니다. 방송 시작 시 AI 활용 고지 자막이 함께 나옵니다.
Q. 어떤 기술로 만들었나요?
모피어스 스튜디오의 AI 플랫폼 '에이크론'입니다. 상용 AI 모델 150개 이상을 조합하는 노드 방식 파이프라인으로, 실사 촬영분 없이 전 장면을 생성했습니다.
Q. 드라마의 AI 장면 표시는 의무인가요?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AI기본법이 생성형 AI 결과물 표시 의무를 도입했습니다. 다만 의무 대상은 생성형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입니다. 외부 AI 도구로 장면을 만든 방송사는 일반적으로 대상이 아니어서, '김부장'의 자막은 자발적 고지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Q. 배우가 AI로 완전히 대체될까요?
현재 확인된 사례는 배우 전체가 아니라 특정 장면과 공정을 AI로 바꾸는 단계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KOCCA포커스' 보고서에서 일자리 소멸이 아닌 직무 대체 국면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해외에서는 AI 배우 주연 장편영화 개발이 발표되는 등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임계점은 두 가지로 보입니다. 조연 한 명이 통째로 AI로 대체되는 순간, 그리고 국내 배우 단체가 첫 성명을 내는 순간입니다. 그때 이 3분은 '신기한 실험'이 아니라 '기준점'으로 다시 소환될 겁니다. 혹시 '김부장'을 보시면서 그 장면을 눈치채셨나요?
참고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기본법 안내) ·
한국콘텐츠진흥원 (KOCCA포커스·산업 동향분석) ·
SAG-AFTRA (디지털 복제물·AI 자료) ·
넷플릭스 투둠 (글로벌 톱10)
※ 에이크론 제작 발표(전자신문)·미디어데이 발언(헤럴드경제) 등 세부 기사는 클릭 검증 후 딥링크 직접 추가
글쓴이 Hoony
현 사업가, 증권사 출신, Hoonyspot은 재테크·정부정책·OTT·IT를 가능한 직접 경험하고 검증한 내용만 정리하는 라이프 매거진입니다. 이 글에 적힌 수치·정책 조건은 발행 시점 기준이며,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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